
2026년 7월 개봉을 앞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메인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노 웨이 홈>(2021) 이후 5년 만에 돌아오는 톰 홀랜드의 피터 파커는 이번엔 완전히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예고편 속 떡밥을 정리하고, 지금까지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간략히 되짚어본 뒤, 최근 폼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마블이 이 작품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 그리고 톰 홀랜드의 피터가 겪는 신체 변화가 토비 맥과이어 버전의 상징이었던 '유기적 웹슈터'와 어떤 관계가 있을지 여러 궁금증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예고편 떡밥 정리 & 이전 시리즈 간단 복습
이번 예고편은 <노 웨이 홈>의 결말로 세상 모두의 기억에서 지워진 피터 파커가,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홀로 도시를 지키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가장 큰 화두는 피터의 몸에서 벌어지는 정체불명의 변화다. 손목의 웹슈터 없이도 몸에서 거미줄이 스스로 뿜어져 나오고, 눈동자가 검게 변하는 등 예고편 전반에 걸쳐 그가 통제하기 힘든 새로운 능력에 잠식되어가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그려진다. 여기에 마크 러팔로의 브루스 배너, 세이디 싱크가 연기할 것으로 추정되는 진 그레이, 존 번탈의 퍼니셔까지 가세하며 이번 작품이 단순한 히어로물을 넘어선 사이킥 스릴러의 색채를 띨 것임을 예고한다.
이 작품은 샘 레이미 감독의 오리지널 3부작(2002~2007)으로 시작해, 앤드류 가필드가 주연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2012~2014)를 거쳐, 톰 홀랜드가 MCU에 합류한 홈커밍 3부작(2017~2021)으로 이어져온 스파이더맨 영화 역사의 연장선에 있다. 특히 직전작 <노 웨이 홈>에서는 세 시대의 스파이더맨이 한자리에 모이는 멀티버스 이벤트로 시리즈 전체를 하나로 묶어냈고, 그 결말에서 피터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으로 인해 세상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지워지는 대가를 치렀다. <브랜드 뉴 데이>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이어지며, MCU 스파이더맨 시리즈 최초로 제목에 '홈(Home)'이 들어가지 않는 작품이자 새로운 3부작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는 많다. 스파이더맨은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진 지금, 친구였던 네드, 연인이었던 MJ와 다시 친해질 수 있을지, 새로운 능력은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같은 생체 웹슈터인지, 어떤 유전적 변화를 겪는지, 헐크와 어째서 싸우고 싸움의 결말은 어떻게 되는지 등 흥미로운 요소들이 다분한 예고편이다.
폼이 떨어졌다는 마블, 이번엔 다를까
걱정되는 점은 최근 몇 년간 마블 스튜디오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꾸준히 받아왔다. 페이즈4 이후 작품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시리즈 간의 개연성이 헐거워졌다는 지적이 많았고,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작품들이 이어지며 한때 절대적이었던 마블 신드롬도 예전만큼의 화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브랜드 뉴 데이>에 걸린 기대는 남다르다.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대중성과 완성도를 모두 잡았다고 평가받는 홈커밍 3부작의 후속작인 데다, 티저 예고편이 공개 8시간 만에 24시간 최다 조회수 기록을 새로 쓸 정도로 대중적 관심 자체는 여전히 뜨겁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연출을 맡은 데스틴 대니얼 크레턴 감독은 전작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무술 액션과 감정선을 동시에 잡아낸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힘 조절에 실패해 폭주하는 피터의 감정적 혼란과 화려한 액션을 동시에 설득력 있게 그려낼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여기에 헐크, 퍼니셔, 그리고 뮤턴트로 추정되는 새로운 빌런까지 가세하는 크로스오버 구성은 자칫 산만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반대로 침체된 MCU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기회라는 기대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이 작품이 단순히 화려한 크로스오버에 그치지 않고 피터 개인의 성장담으로서도 완성도를 갖출 수 있을지가, 최근 주춤했던 마블의 반등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목이 아니라 몸에서 – 돌아온 '유기적 웹슈터'와 거미 사춘기
이번 예고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설정은 피터의 몸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변이하며, 그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통제 불능의 힘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손목에 찬 웹슈터 장치 없이도 슈트를 뚫고 몸에서 직접 거미줄이 뿜어져 나오는 장면은, 공교롭게도 샘 레이미 감독의 오리지널 3부작에서 토비 맥과이어의 피터 파커가 가졌던 설정을 떠올리게 한다. 그 시리즈에서 피터는 처음부터 손목이 아닌 몸에서 자체적으로 거미줄을 생성하는 유기적 웹슈터를 지닌 존재로 그려졌는데, 반면 톰 홀랜드의 MCU 버전은 지금까지 토니 스타크가 만들어준 첨단 기술 장치에 의존해왔다는 점에서 두 시리즈의 설정은 오랫동안 뚜렷하게 구분되어 왔다.
이번 작품에서 이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점은 단순한 설정 변경을 넘어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예고편 속 브루스 배너와 피터가 나누는 대화에서 드러나듯, 이 영화는 몸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변해가는 과정과 그 힘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질문을 이야기의 중심에 두고 있다. 이는 마치 사춘기에 접어든 몸이 스스로도 통제하기 힘든 변화를 겪는 과정과 닮아 있어, 팬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거미 사춘기'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토니 스타크라는 든든한 후견인이 사라진 채 완전히 혼자가 된 피터가, 기술이 아닌 자기 몸에서 비롯된 낯선 힘과 마주하며 성장해야 한다는 설정은, 그동안 다소 소년다웠던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이 마침내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순간을 예고하는 장치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