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 은퇴한 전설, 다시 트랙 위에 서다
한때 전도유망한 F1 드라이버였던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는 1993년 스페인 그랑프리에서 겪은 대형 사고로 사실상 선수 생명이 끝난 뒤, 떠돌이 용병 레이서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 친구이자 만년 하위권 팀 APXGP의 구단주인 루벤 세르반테스(하비에르 바르뎀)로부터 팀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소니는, 신인 드라이버 조슈아 피어스(댐슨 이드리스)와 팀을 이루어 다시 F1 무대로 복귀하게 된다. 파격적이고 규칙의 허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소니의 방식은 처음엔 신인 조슈아와 팀 관계자들의 반발을 사지만, 그의 전략은 실제로 먹혀들고, 두 사람은 시즌을 거치며 점차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깨달아간다.
영국 그랑프리에서의 뼈아픈 충돌 사고를 계기로 갈등을 겪던 두 사람은 헝가리 그랑프리에서부터 조금씩 관계를 회복해나가고, 소니는 자신의 노련한 경험을 조슈아에게 전수하며 팀의 성적을 조금씩 끌어올린다. 빗길 속에 펼쳐지는 이탈리아 그랑프리 등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두 사람의 팀워크는 더욱 단단해지고, 만년 최하위였던 APXGP는 예상을 뒤엎는 성과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세대와 방식이 다른 두 드라이버가 함께 성장해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영화는 은퇴의 문턱에서 다시 증명의 기회를 찾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리뷰-익숙한 공식이지만,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속도감
<F1 더 무비>는 <탑건: 매버릭>이 보여줬던 생동감 넘치는 드라이버 시점 촬영과 압도적인 사운드로 또다시 압도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한스 짐머가 참여한 스코어와 실제 레이싱 음향을 살린 사운드 디자인은 극장에서 관람할 이유를 확실히 제공한다.
또한 브래드 피트의 스타성과 여유로운 매력, 댐슨 이드리스의 패기 넘치는 신인 연기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성한다. 물론 이 캐릭터들은 사람들에게 상당히 익숙학 클리셰적인 캐릭터 설정이지만, 그만큼 재미는 보장되있는 설정이기도 하다. 브래드 피트라는 배우의 매력은 이런 어떻게 보면 식상한 캐릭터들을 그저 당연한 듯이 재밋는 존재들로 만들어버린다.
다만 서사 구조 자체는 코신스키 감독의 전작인 <탑건: 매버릭>의 공식을 F1이라는 소재로 옮겨놓은 데 가깝다. 노련한 베테랑과 성장하는 루키가 처음엔 반목하다 결국 함께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큰 줄기는 예측 가능한 편이며, 소니와 케이트(케리 콘던)의 로맨스 라인 역시 다소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레이싱 장면과 사운드, 날아가는 듯한 음악, 매력적인 배우와 캐릭터는 충분히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서사의 진부함을 스펙터클로 상쇄하는 전형적이면서도 잘 만들어진 오락 영화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 단순히 말하자면, 관객이 원하는 영화란 이런 영화이다.
실제 그랑프리 위에서 찍은 영화 –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지운 제작 방식
<F1 더 무비>가 다른 레이싱 영화들과 가장 크게 구별되는 지점은 바로 제작 방식 자체에 있다. 제작진은 2023 시즌 실제 F1 열 개 팀 모두의 협조를 받아, 진짜 그랑프리 경기 주말 사이사이에 촬영을 진행했다. 아이맥스 카메라 16대를 실제 레이싱카 차체에 장착해 극한의 속도감을 그대로 담아냈고, 촬영은 관객의 실제 반응이 담긴 예선 경기 현장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등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최대한 지우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막스 베르스타펜을 비롯한 실제 현역 드라이버들이 본인 역할로 직접 출연한 것 역시 이런 리얼리티를 뒷받침하면서도, 실제 F1 팬들에게는 또다른 재미의 요소로 꼽힌다.
이 영화의 제작에는 F1 레전드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도 프로듀서이자 자문으로 깊이 관여했는데, 그는 앞서 <탑건: 매버릭> 출연을 위해 오디션까지 봤지만 레이스 일정 문제로 무산된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각본 자문에도 참여하며 실제 F1 선수 중 가장 많은 출연 분량을 소화하기도 했다. 애플이 배급을 맡으면서 아이폰 앱을 통한 햅틱 예고편이나 애플 비전 프로용 몰입형 영상 등 이례적인 마케팅 방식도 함께 시도되었다. 약 3억 달러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F1을 소재로 삼은 영화를 넘어 실제 스포츠 산업과 영화 제작이 이례적으로 밀착한 사례로 지금까지도 자주 언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