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이스토리 5 리뷰
줄거리
다시 돌아온 장난감들의 이야기는 보니가 태블릿인 '릴리패드'에 푹 빠지면서 시작됩니다. 이제는 낡은 인형이나 피규어보다 유튜브나 게임 속 온라인 세계가 아이들에겐 훨씬 더 즐거운 친구가 된 셈이죠. 다른 친구들은 모두 릴리패드를 이용해 온라인에서 게임을하고, 채팅을 하며 친해지는데, 보니는 혼자 낡은 인형과 피규어를 이용해 놀고 있습니다. 게다가 소심한 보니의 성격상 이웃 아이들에게 다가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소외감을 느끼는 보니를 보며 보니의 부모님은 유행하는 릴리패드를 보니에게 선물합니다.
보니의 방 한구석으로 밀려난 우디와 버즈 일행은 단순히 아이와 노는 것을 넘어, '진정한 친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릴리패드와 장난감들은 서로를 견제하며 자신들이 보니의 진정한 친구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보니는 주변 친구들이 인형을 가지고 노는 자신을 놀리는 것에 상처받고 자신의 소중한 장난감들은 외면합니다. 이에 장난감들도 자신들이 시대가 끝나간다는 것을 느끼며 쓸쓸해하죠. 그럼에도 그들은 보니에게 친구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합니다.
그 후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며 장난감들과 릴리패드는 화해하고, 결국 자신들 모두 보니를 위해 살아가는 동료가 됩니다. 보니 또한 자신과 함께 장난감들도 가지고 놀 수 있는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되죠.
리뷰
흥미로운 점은 이번에 등장한 '릴리패드'가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는 겁니다. 아이들이 왜 장난감보다 태블릿을 더 찾는지, 그 변화를 장난감의 시선에서 꽤 현실적으로 묘사했거든요. 그래서 영화는 단순히 장난감들이 기기를 파괴하고 승리하는 식의 유치한 대결이 아니라, 기술이 아이들의 시간을 점유해버린 시대에 장난감이 줄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정서적 교감'의 가치를 다시 고민하게 만듭니다.
특히 이번 편에서는 제시가 우디와 함께 친구들을 이끌며 리더로서 성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4편 이후 다시 흩어졌던 친구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겪던 외로움을 딛고, 보니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다시 뭉치는 과정은 역시 '토이 스토리' 시리즈답게 뭉클한 감동을 줍니다.
결국 이 영화는 우리가 스마트폰 속에 갇혀 잊고 살았던 '직접 만지고, 상상하며 나누던 감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그 시절 우리가 왜 그렇게 장난감에 진심이었는지를 어른이 된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되새겨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와 함께 보러 가셨다가 어른이 더 울고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동시에 아쉬운 점들도 존재합니다. 전편들에 비해 갈등과 위기에 대한 흥미가 떨어집니다. 릴리패드가 '악역'을 맡고 있지만 릴리패드를 비롯한 전자기기들 또한 결국 장난감이고, 아이를 위해 존재합니다. 릴리패드 또한 장난감들을 견제하는 이유가 장난감들과 노는 보니가 오히려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받기 때문이죠. 결국 서로를 견제하지만, 릴리패드와 인형들 같은 '전통적' 장난감들이 원하는 것을 결국 같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릴래패드를 이용해 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결국 우리는 릴리패드의 존재는 시대의 흐름이고, 릴리패드가 옳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영화 내에서 릴리패드에 중독되어있는 아이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기는 하지만, 만약 모든 아이들이 릴리패드에 빠져있다면, 보니도 그들처럼 살아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라는 의문도 듭니다.
또한 릴리패드가 상당히 만능입니다. 스스로를 해킹해서 직접 다른 '사람'에게 채팅하고, 온라인으로 온갖 정보를 찾아냅니다. 장난감들이 스스로 인간과 소통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죠. 장난감이 직접 사람간의 관계를 조종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섬뜩한 것 같습니다.
장난감들의 위기 또한 흥미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장난감들 스스로도 시대의 변화와, 버려지는 처지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죠. 결말에서 보니는 블레이즈를 만나 릴리패드와 장난감들 모두 함께 놀지만,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던 것이죠. 장난감들은 작중에 실제로 보니가 자신들을 포기하자, 변화를 받아들이고 포기하려는 모습이 있습니다.
결국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이번 영화는 토이스토리 영화 자체도 성숙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전작들에 비해 확실히 블랙 코미디, 현실적이고 심리적인,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위기가 장난감들에게 찾아옵니다. 아이가 성장해 장난감들을 더이상 가지고 놀지 않는다면, 다른 아이에게 다시즐거움을 주면 됐지만, 이제는 장난감 자체를 원하지 않는 시대가 찾아오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아이였다면 이 영화의 내용 자체를 제대로 이해 못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영화의 메세지에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시대가 찾아와도 결국 사람은 현실에 살아갑니다. 장난감들도, 릴리패드도 모두 자신의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변화하는 시대에도 장난감들처럼 잃어버리지 않는 가치를 찾는 미래가 되었스면 좋겠습니다.